수명논란 월성1호기 27개월 정비하고도 고장
올해 11월 설계수명이 끝나는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1호기가 12일 고장으로 발전을 정지하면서 수명연장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월성 1호기는 27개월여 간의 대대적인 설비개선 작업을 마치고 작년 7월 재가동에 들어갔으나 이번에 문제가 발생했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당시 7천억원을 들여 설비를 개선하는 것은 결국 수명연장을 위한 조치라며 재가동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1호기의 원자로 냉각재 펌프 4대 중 1대의 쓰러스트(축방향) 베어링에 고(高)온도 신호가 들어오면서 이날 원자로 가동이 자동으로 멈췄다고 밝혔다.
원자로 가동을 정지시킬 만큼 온도가 올라가지 않았으나 온도감지장치가 오작동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27개월이나 대대적인 정비를 하고도 고장이 발생한 것은 각종 부품이 더 이상 제기능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노후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앞으로 계속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으로 올해 11월 그 기간이 끝난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의 10년 연장 운전을 위해 2009년 12월 교육과학기술부에 안전성평가 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시 한수원과 월성원전 측은 이와 관련한 주민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2차례나 무산되자 결국 설명회와 주민 동의없이 수명연장을 추진했다.
또 월성 1호기의 안정성 증진이 필요하다는 평가 결과에 따라 2009년 4월부터는 발전을 정지하고 압력관과 제어용 전산기의 교체 등 설비를 개선했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노후한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을 반대해왔고 일본 원전사고 이후에는 조기 폐쇄을 요구하기도 했다.
환경단체의 한 관계자는 "월성 1호기의 설계수명이 끝나가면서 각종 부품의 성능이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다"며 "월성 1호기는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