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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119 전화 논란…경기도청 홈페이지 마비 ‘파문’

by 행복 사랑 감사 합니다. 2011. 12. 29.

김문수 119 전화 논란…경기도청 홈페이지 마비 ‘파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대응했던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 근무자 2명이 각각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지사를 알아보지 못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무자를 인사발령한 것은 과도한 문책이라는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발생한 것은 지난 19일 낮 12시 30분 경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노인요양원에 방문했던 김 지사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119에 전화를 걸었다.

김 지사는 “나는 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밝혔고 상대방은 “예 소방섭니다 말씀하십시오”라고 응대했다. 이에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거듭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근무자는 이에 대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무슨일 때문입니까”라며 재차 전화를 건 용건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근무자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김 지사는 용건을 밝히는 대신 “우리 남양 소방서 맞아요?”라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

근무자가 소방서가 맞다고 밝히자 김 지사는 또다시 “이름이 누구냐고?” “지금 전화받은 사람이 이름이 누구여?”라고 물었다. 근무자는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어요?”라고 용건을 말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했지만 김 지사는 “이름이 누구냐는데 왜 말을 안 해?”라고 다그쳤다.

근무자는 “무슨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하십시요”라며 또 요구했지만 김 지사는 “내가 지금 도지라사는데 그게 안들려요?”라며 용건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김 지사는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 해?”라고 질타했고, “누구냐고 이름을 말해봐 일단”이라고 말하자 근무자는 전화를 끊었다.

이후 김 지사는 또 다시 남양주 119에 전화를 걸어 “내가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말하며 관등성명을 하라고 요구했다. 근무자가 자신을 이름을 밝히자 김 지사는 용건도 밝히지 않고 “도지삽니다. 그래 알겠어 끊어”라며 전화를 끊었다.

당시 전화를 받은 두 명의 근무자가 문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119 근무자가 김 지사임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유 만으로 문책을 한 것은 과도한 충성심 때문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게다가 119는 화재 등 긴급한 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용건도 밝히지 않고 “나는 도지삽니다”라는 식의 발언을 반복한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장난전화로 오해할 수 있게 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자신이 아무리 도지사라도 119에 전화를 걸어 용건도 밝히지 않고 자신이 도지사임을 알아달라는 식으로 같은 말을 반복한 것은 상대방이 저자세로 굽실거리기를 바랐던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아무리 도지사라도 긴급전화를 걸었다면 용건만 간단히 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도 속출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청은 “근무자가 김 지사를 알아보지 못해서 문책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문책당한 근무자는 응급전화 응대관련 근무규정 위반으로 인사조치를 받은 것이다. 신고전화를 오인하는 이같은 사례를 계속 방치한다면 앞으로 시민이 큰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문책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경기도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확산 중이다. 경기도청 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인해 마비했다.

해당 녹취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면서 이를 들은 네티즌은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근무자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충분히 장난전화로 오인할 수 있는 상황에도 근무자들은 상대방에게 존대말을 쓰며 차분하게 대응했는데, 왜 문책을 해야 하나" 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문수 전화, 굳이 이름 붙이자면 ‘권력형 장난전화’”라고 일갈하는 한편 “김문수 씨, 도지사가 일단 두 분 좌천시킨 거 처분을 취소하고 소방서 업무 방해한 것과 권위주의적 행태를 부린 것, 그리고 적절히 행동한 대원들에게 부당한 처분을 내린 데 대해 대도민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 씨는 또 “‘이 전화는 비상전화다. 일반전화로 해야 한다’ 규정에 적합하고 직무에 충실한 대응이다. 거꾸로 김문수 도지사가 긴급한 상황에서나 사용해야 할 응급전화를 가지고 장난친 셈이에요. 외려 도지사님이 벌금을 물어야 할 상황으로 보여요”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