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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119 전화 논란…경기도청 홈페이지 마비 ‘파문’

행복 사랑 감사 합니다. 2011. 12. 29. 11:42

김문수 119 전화 논란…경기도청 홈페이지 마비 ‘파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해 대응했던 남양주소방서 119상황실 근무자 2명이 각각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김 지사를 알아보지 못하고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무자를 인사발령한 것은 과도한 문책이라는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상황이 발생한 것은 지난 19일 낮 12시 30분 경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한 노인요양원에 방문했던 김 지사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119에 전화를 걸었다.

김 지사는 “나는 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밝혔고 상대방은 “예 소방섭니다 말씀하십시오”라고 응대했다. 이에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거듭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근무자는 이에 대한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무슨일 때문입니까”라며 재차 전화를 건 용건을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근무자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김 지사는 용건을 밝히는 대신 “우리 남양 소방서 맞아요?”라고 엉뚱한 질문을 했다.

근무자가 소방서가 맞다고 밝히자 김 지사는 또다시 “이름이 누구냐고?” “지금 전화받은 사람이 이름이 누구여?”라고 물었다. 근무자는 “무슨 일 때문에 전화하셨어요?”라고 용건을 말해줄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했지만 김 지사는 “이름이 누구냐는데 왜 말을 안 해?”라고 다그쳤다.

근무자는 “무슨일 때문에 전화를 하셨는지 먼저 말씀을 하십시요”라며 또 요구했지만 김 지사는 “내가 지금 도지라사는데 그게 안들려요?”라며 용건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다 김 지사는 “도지사가 누구냐고 이름을 묻는데 답을 안 해?”라고 질타했고, “누구냐고 이름을 말해봐 일단”이라고 말하자 근무자는 전화를 끊었다.

이후 김 지사는 또 다시 남양주 119에 전화를 걸어 “내가 경기도지사 김문숩니다”라고 말하며 관등성명을 하라고 요구했다. 근무자가 자신을 이름을 밝히자 김 지사는 용건도 밝히지 않고 “도지삽니다. 그래 알겠어 끊어”라며 전화를 끊었다.

당시 전화를 받은 두 명의 근무자가 문책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119 근무자가 김 지사임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유 만으로 문책을 한 것은 과도한 충성심 때문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게다가 119는 화재 등 긴급한 상황에서 구조를 요청할 때 사용하는 것인데 용건도 밝히지 않고 “나는 도지삽니다”라는 식의 발언을 반복한 것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장난전화로 오해할 수 있게 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와함께 자신이 아무리 도지사라도 119에 전화를 걸어 용건도 밝히지 않고 자신이 도지사임을 알아달라는 식으로 같은 말을 반복한 것은 상대방이 저자세로 굽실거리기를 바랐던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또한 아무리 도지사라도 긴급전화를 걸었다면 용건만 간단히 하는 것이 옳다는 지적도 속출하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경기도청은 “근무자가 김 지사를 알아보지 못해서 문책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문책당한 근무자는 응급전화 응대관련 근무규정 위반으로 인사조치를 받은 것이다. 신고전화를 오인하는 이같은 사례를 계속 방치한다면 앞으로 시민이 큰 피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문책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경기도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확산 중이다. 경기도청 사이트는 접속 폭주로 인해 마비했다.

해당 녹취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면서 이를 들은 네티즌은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근무자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다" "충분히 장난전화로 오인할 수 있는 상황에도 근무자들은 상대방에게 존대말을 쓰며 차분하게 대응했는데, 왜 문책을 해야 하나" 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김문수 전화, 굳이 이름 붙이자면 ‘권력형 장난전화’”라고 일갈하는 한편 “김문수 씨, 도지사가 일단 두 분 좌천시킨 거 처분을 취소하고 소방서 업무 방해한 것과 권위주의적 행태를 부린 것, 그리고 적절히 행동한 대원들에게 부당한 처분을 내린 데 대해 대도민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 씨는 또 “‘이 전화는 비상전화다. 일반전화로 해야 한다’ 규정에 적합하고 직무에 충실한 대응이다. 거꾸로 김문수 도지사가 긴급한 상황에서나 사용해야 할 응급전화를 가지고 장난친 셈이에요. 외려 도지사님이 벌금을 물어야 할 상황으로 보여요”라고 덧붙였다